"이것은 시작일 뿐"... 이스라엘 네타냐후의 '피의 선언'에 가자 404명 사망

이번 공격은 지난 1월 19일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발효된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404명이 사망하고 562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AFP 통신은 가자지구 내무부 수장인 마무드 아부 왓파를 포함해 최소 5명의 하마스 고위급 인사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연설을 통해 "이는 시작일 뿐이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며 "이제부터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미국의 휴전 연장 제안을 수용하려 노력했지만 하마스가 이를 거부했다며, "이스라엘은 이제 하마스에 대해 더 강경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애초 합의된 42일간의 휴전 1단계가 이달 1일로 만료된 후에도 휴전 연장 논의를 이어가며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끝에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남은 자국민 인질의 석방 등을 압박하고자 군사작전 재개를 검토해왔고, 앞서 휴전 합의 성사를 끌어낸 뒤 연장 협상을 중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마저 이스라엘에 동의하면서 공습이 이뤄졌다.

백악관의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미국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은 이번 가자 공습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협의했다"면서 "하마스, 후티, 이란 등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테러하려는 모든 이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오전 가자지구 외곽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추가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휴전이 파기되고 교전 재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새로운 공격을 준비했으며, 이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기습하는 작전 계획을 비밀리에 수립했다"고 전하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맹비난하며 이집트, 카타르 등 중동의 휴전 중재국과 접촉하고 나섰지만,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무방비 민간인을 상대로 침략과 대량학살 전쟁을 재개했다"며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상을 깨트리기로 결정한 탓에 가자지구의 포로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즉각 휴전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충격받았다"며 "휴전이 존중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방해 없이 재개되고 남은 인질이 무조건 석방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휴전 중재국 이집트는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고 중재자들이 영구적 휴전 달성을 위한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카타르는 이스라엘을 향해 "확전 정책이 중동에 불을 붙여 역내 안보와 안정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지구는 다시 한번 전쟁의 포화 속에 빠져들게 되었으며, 민간인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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