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점 무너지나? 카자흐스탄서 '2000만톤' 희토류 폭탄 발견

 카자흐스탄에서 세계 희토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규모 매장지가 발견돼 국제 광물자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공업건설부는 자국 지질학자들이 중동부 카라간다주 '자나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최대 2000만 톤 이상의 희토류 금속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광산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매장지는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서 북동쪽으로 약 4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네오디뮴, 세륨, 란타넘, 이트륨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들이 대량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업건설부에 따르면 이 지역의 토양 1톤당 희토류 함유량은 약 700g으로, 상업적 개발 가치가 충분한 수준이다.

 

희토류 금속은 현대 첨단 산업의 핵심 원료로, 특히 친환경 에너지와 디지털 기기 제조에 필수적이다. 이번에 발견된 네오디뮴은 전기차 배터리와 풍력 터빈, 고성능 스피커 등에 사용되며, 세륨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시스템의 촉매제와 세라믹 광택제 등에 활용된다. 란타넘은 고급 카메라 렌즈와 망원경 렌즈 제조, 배터리 및 수소 저장 시스템에 쓰이고, 이트륨은 레이저와 LED, 고온 초전도체, 금속 강화 합금 첨가제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발견의 의미는 단순한 자원 발견을 넘어 글로벌 희토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희토류 매장국 명단에 카자흐스탄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에 발견된 매장량이 공식 확인되면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의 희토류 보유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현재 글로벌 희토류 시장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제 및 가공 분야에서는 거의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희토류 매장지 발견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서방 국가들에게 새로운 공급처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이미 풍부한 지하자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10월 공업건설부는 자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핵심 원자재를 공급할 능력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이 지정한 50개 핵심 원자재 중 21개, EU가 지정한 34개 핵심 원자재 중 19개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에 발견된 희토류 매장지를 개발할 업체와 개발 착수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매장지 개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며, 카자흐스탄 정부가 국제 광업 기업들과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희토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 이루어져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전기차, 풍력 발전,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은 글로벌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어,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매장지는 국제 자원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