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 지키겠다'더니... 트럼프 관세로 7000명 실직 위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관세 정책이 역설적으로 미국과 북미 지역 일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25% 자동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소재 조립 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조립 공장은 2주간, 멕시코 톨루카 조립 공장은 4월 한 달 동안 생산이 중단된다. 이로 인해 캐나다 공장 약 4,500명, 멕시코 공장 약 2,400명의 근로자들이 일시적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제 근로자 900명도 일시 해고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일자리 창출'을 위한 관세 정책이 오히려 북미 전역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관세에 따른 끔찍한 결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더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이런 식의 관세는 효과가 없고 소비자 가격에 직접적인 충격만 줄 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로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관세 정책의 효과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캐나다 자동차 노조 유니포도 가세했다. "관세가 발효되기도 전에 해고가 발표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생산 시스템이 얼마나 상호 연결돼 있는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며, 그 대가를 자동차 노동자들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의 후신인 USMCA 체제 하에서 긴밀하게 통합된 북미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미국 자동차 노동조합(UAW)은 비판의 화살을 스텔란티스 경영진에게 돌렸다. 숀 페인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삶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며 "이 해고는 전혀 불필요한 선택이며,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한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기업이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을 굳건히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인상 우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가격을 인상했으면 좋겠다"며 "가격을 인상하면 사람들이 미국산 차를 살 테고, 우리는 미국산 차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오히려 미국 제조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대 자동차 산업은 국경을 넘나드는 복잡한 공급망으로 얽혀 있어, 단순한 관세 부과만으로는 의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미국 일자리를 창출할지, 아니면 오히려 북미 전역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다. 하지만 스텔란티스의 공장 가동 중단과 대규모 일시 해고는 이미 관세 정책의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