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채굴 첫걸음, '오딘'의 300일 우주 여정 시작

 SF 영화에서나 보던 소행성 채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소행성 채굴 스타트업 '아스트로포지'가 채굴 가능 소행성 탐사를 위한 최초의 탐사선 '오딘(Odin)'을 발사하며, 우주 자원 개발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정거장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오딘은, 지름 약 100m 크기의 소행성 '2022 OB5'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2022 OB5는 축구장 크기의 소행성으로, 아스트로포지가 로웰 천문대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금속 함량이 높은 'M-형 소행성'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M-형 소행성은 전체 소행성의 약 5%를 차지하며, 철, 니켈, 백금족 금속 등 희귀 금속이 풍부하게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금족 금속은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지구 자원 고갈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딘은 발사 후 약 45분 뒤 로켓과 분리되어 본격적인 우주 비행에 돌입한다. 300일 동안의 긴 여정 끝에, 2025년 말 목표 소행성인 2022 OB5에 근접할 예정이다. 오딘은 2022 OB5와 약 966m 떨어진 거리에서 시속 수천 마일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2대의 고성능 흑백 카메라를 이용해 5시간 30분 동안 소행성의 모습을 정밀 촬영한다.

 


오딘의 주요 임무는 촬영된 사진을 분석하여 2022 OB5가 실제로 금속이 풍부한 소행성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소행성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하여 밀도를 계산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소행성의 밀도는 금속 함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밀도 측정은 채굴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아스트로포지는 오딘의 탐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말 두 번째 탐사선 '베스트리(Vestri)'를 발사할 계획이다. 베스트리는 2022 OB5에 직접 착륙하여, 자석이 달린 다리를 이용해 소행성 표면의 금속 함량을 정밀 측정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베스트리의 탐사 결과는 2022 OB5의 채굴 가치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될 것이다.

 

이번 팰컨9 로켓에는 오딘 외에도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아테나(IM-2)'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루나 트레일블레이저(Lunar Trailblazer)' 등 다양한 우주 탐사선이 함께 실렸다. 이는 달과 소행성을 비롯한 우주 자원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소행성 채굴은 지구 자원 고갈 문제의 해결책이자, 우주 개발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스트로포지의 오딘 발사는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오딘의 탐사 성공 여부는 앞으로 소행성 채굴 산업의 발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만약 오딘이 2022 OB5에서 풍부한 금속 자원을 확인한다면, 우주판 '골드러시'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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