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앞둔 의대 교육 위기..전국 의대, 수강신청 '0'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전국 의과대학 10곳에서 단 한 명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수강신청 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에서 수강신청을 완료한 인원은 총 4219명에 불과했다. 그 중에서도 10개 의대에서는 본과 학생과 신입생을 포함한 모든 학년에서 수강신청을 한 명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대와 전북대는 2025학년도 의예과 신입생조차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고, 부산대 역시 1학년 학생 중 일부만 수강신청을 한 상태였다. 서울대 의대는 유일하게 수험생의 수강신청 현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국립대 의대의 상황은 심각했다. 의예과 1학년 1244명 중 852명이 수강신청을 완료했지만,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으로 수업을 거부한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의대는 3월 중 추가 수강신청을 받기로 했지만, 여전히 의대 교육의 파행 우려가 남아 있다. 특히, 지난해처럼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이어가며 의학 교육의 정상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의대는 개강을 연기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고신대는 17일, 강원대와 울산대는 31일로 개강을 연기했다. 또한, 가톨릭대는 의예과와 의학과 1·2학년의 개강을 28일로 미뤘다.

 

대학들은 수강신청을 독려하기 위해 학부모와 신입생들에게 수업 참여 안내 우편물과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중순, 전국 의대에 대해 학습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응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강원대, 동국대, 인하대, 이화여대, 조선대 등에서는 재학생들이 신입생에게 수업 참여를 강요하는 사건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의대생들의 복귀율 저조 문제는 계속해서 의대 교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대와 인제대 외에도 다른 의대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방해한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경찰은 이를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의대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

 

또한, 의대생들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자, 일부 대학에서는 개강을 2주에서 8주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가톨릭대, 강원대, 고신대, 울산대는 의대생들에게 개강 연기 사실을 공지했으며, 이들 대학은 의대 교육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의 미복귀가 계속될 경우, 의대 교육은 더욱 더 불안정해질 우려가 있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교육 현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대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증원 무효와 정원 추계 기구를 동시에 논의하고,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한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의대 교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함께 교육계 전반에 걸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의대생들의 복귀율 저조는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의대 교육의 정상화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의대 교육의 정상화와 의대생들의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