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배신자 품기..'쓴소리' 김경수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당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을 갖는다. 이 대표는 또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도 예고하며 당내 통합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12일 기자들에게 공지문을 통해 이 대표가 오는 13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김경수 전 지사와 회동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며 "특별한 의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또 다른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아직 조율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는 당 안팎에서 요구되는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위해서는 내부 통합과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SNS를 통해 "지난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진 분들이 많다"며 "그들이 기꺼이 돌아올 수 있도록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극체제와 정당 사유화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당 내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이 대표가 앞서 나가고 있지만 거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폭넓게 국정을 안정시킬 연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평소보다 강경한 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당내 주목을 끌었다. 김 전 지사 본인도 "당에 약간의 충격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발언을 던졌다"고 밝혔다.

 

 

한편, 임 전 실장도 이 대표를 향해 직언을 아끼지 않은 인사다. 그는 지난 9일 SNS에서 "내란 저지와 탄핵을 위해 함께했던 역량을 결집해야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며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은 한 표도 더 가져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분열을 조장하는 대신 대화와 협력을 통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민주당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과제는 조기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이 대표는 반드시 포용과 확장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이 대표 역시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전 지사와의 회동 역시 이러한 기조를 실천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은 국민 통합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공존과 소통의 가치를 복원하고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서도 "당의 본질은 다양성"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보수 세력이 재집권하면 혼돈이 올 것이다. 우리가 이길 수만 있다면 비판하는 이들의 역할도 찾아주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연이은 행보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정치권 상황 속에서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대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향후 김 전 지사 및 비명계 인사들과의 논의가 민주당의 내부 결속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