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도 놀란 권역외상센터의 민낯... 드라마보다 더 '처절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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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권역외상센터는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실제 모델이 된 의료기관이다. 이곳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과 2017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한으로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군 오청성 씨의 생명을 구해낸 이국종 교수가 근무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현재는 국내 권역외상센터 중에서도 최고의 의료 역량을 인정받고 있으며, 2023년 한 해 동안 닥터헬기를 통한 환자 이송 및 치료 실적에서도 전국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뛰어난 성과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권역외상센터의 고질적인 적자 운영은 병원 경영진의 골칫거리로 자리 잡았다. 24시간 365일 가동되어야 하는 운영 특성상 의료진의 노동 강도는 일반 진료과에 비해 월등히 높은 반면, 수가 보전은 충분치 않아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심화되고 있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인해 외상 전문의 수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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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PA(진료지원 간호사) 시스템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PA들은 의사의 업무 일부를 위임받아 수행하지만, 법적 지위가 모호한 상황에서 과중한 업무 부담과 책임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안철수 의원은 외상센터 내부와 옥상에 위치한 닥터헬기장을 직접 둘러보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그는 자신도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시청했다며,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의료진들이 바로 드라마 속 백강혁, 양재원, 천장미 선생님의 실제 모델"이라고 언급하며 의료인으로서의 공감대를 표현했다.
정경원 외상센터소장은 현장에서 "닥터헬기 도입 등 외형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와 의료진 부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생명이 위급한 순간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안 의원은 특히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2월부터 6개월간 발생한 3,136명의 초과사망자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의료계, 정치권이 함께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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